복례 가마솥 국밥

남해읍 전통시장 안쪽 골목에 있는 이곳은 무려 아침 7시부터 운영해서 아침 식사도 가능합니다. (남해 터미널에서 가까워요! 도보 10분 내외) 남해에서 휴무 없이 7시부터 저녁 9시까지 운영하시다니…. 이런 일 흔치 않아요. 엄청난 영업시간을 자랑하는 남해읍 찐 로컬 맛집입니다. 식사 시간에 가보시면 발 디딜 틈이 없으니, 눈치 게임을 잘하셔야 합니다.

겨울에는 뜨끈한 국밥 한 그릇이면 추위가 다 날아가죠. 복례 가마솥 국밥은 깊은 국물 맛에 속 재료도 듬뿍 들어 있어서 아주 든든하게 한 끼를 드실 수 있습니다. 부산식 돼지국밥에는 '부추' 일명 정구지를 듬뿍 넣어줘야 하는데요, 복례가마솥국밥에서도 곁들임 부추를 아주 넉넉하게 주십니다. 뚝배기에서 보글보글 끓는 국밥이 나오자마자 부추를 바로 넣어서 부추 향이 확 나도록 하는 것이 돼지국밥의 포인트인 것, 다들 아시죠?

입맛 따라 조제해 먹는 것이 국밥의 매력 중 하나인데, 복례가마솥국밥은 새우젓과 다진 양념을 조금 넣어 먹는 것이 제 입맛에는 딱 맞았습니다. 같이 나오는 깍두기와 겉절이 김치도 아주 굿이에요, 굿! 그리고 국밥의 친구는 스테인리스 공깃밥 그릇에 든 KGB, 공깃밥이자나요? 이 쌀밥의 퀄리티가 국밥계에선 아주 중요한데요, 복례가마솥국밥집은 이 공깃밥도 압력밥솥으로 지으신 것인지 밥알에서 윤기가 촤르르 흐르는 것이 달고 맛있었습니다.

남해군에서 너무나 사랑받는 맛집이라, 언제 가도 손님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만남의 장이기도 한데요, 남해분들이 이곳에서 다른 테이블에 앉은 분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을 자주 보았습니다.

​복례 가마솥 국밥은 100퍼센트 돼지 사골로 우려낸 담백한 남해식 국밥이라고 해요. 남해식 국밥이라니,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확실히 부산식보다 더 깔끔합니다. 테이블에 국밥 맛있게 먹는 법이 있어서 정독해보았는데요,

첫째로는 '정구지'를 듬뿍 넣고, (정구지는 부추의 옛 방언입니다. 경상도에서는 정구지라고 부르죠.) 담백한 국물에 부추 향이 입힙니다. 식감도 더 풍성해집니다.

둘째로는 새우젓으로 간을 맞춥니다. 복례 가마솥 국밥의 육수는 간이 따로 되어있지 않다고 합니다. 소금보다는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면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해요.

셋째로는 다진 양념을 넣어 얼큰하게도 먹어봅니다. 이 양념을 ‘다대기’라고 많이 부르는데, 이 말은 일본어이니 다진 양념으로 순화해서 사용하자고 쓰여있었습니다. 사장님의 국어 사랑이 느껴졌습니다!

원산지가 모두 국내산이었어요. 고춧가루까지 국내산이기 쉽지 않은데, 복례 가마솥 국밥에서는 전 재료를 국내산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좌식 좌석도 있고, 신발을 벗고 앉는 좌석도 있습니다. 가게엔 멋진 다랭이논 사진과 남해 풍경 사진이 가득해요.
아침 9시에 가도 소주 한잔하시는 로컬 분들이 가득!　국밥에 소주 못 참죠. (이런 분위기 너무 사랑합니다.)
​돼지국밥과 순대 국밥, 그리고 섞어 국밥, 김치국밥, 소머리 국밥, 수육도 있습니다. 순대와 돼지고기 모두를 즐기고 싶다면, 섞어 국밥을 추천해 드립니다. 전 늘, 섞어를 먹어요. 욕심쟁이라서. 섞어 국밥에도 순대와 돼지 둘 다 듬뿍 들어 있어서 둘 다 즐기고 싶거나, 선택 장애가 있으신 분들에게 딱 맞습니다. 섞어인데 순대국밥이 잘못 왔나 싶을 정도로 순대가 많이 들어있거든요. 순대국밥을 시킨 친구들을 불쌍한 얼굴로 쳐다보지 않아도 됩니다.

깍두기와 밥만 먹어도 맛있고, 그날그날 버무리시는 듯한 겉절이 김치도 달고 맛있었습니다. 복례가마솥국밥은 특히 안에 들어 있는 고기가 잡내가 없고 부드러웠습니다.
​가게 앞에 붙어 있는 돼지 사진을 보니 괜스레 미안해지지만, 복례 가마솥 국밥에서 국밥을 정말 맛있게 먹고 나왔습니다.
겨울철엔 메기탕과 대구탕도 하신다고 하니, 겨울엔 복례 가마솥 국밥에서 메기탕과 대구탕을 즐기실 수도 있겠습니다.
남해에서 맛있는 국밥을 찾으신다면, 복례 가마솥 국밥을 추천합니다!

​돼지 국밥 8,000원, 소머리 국밥 9,000원
수육 25,000~